국간장 진간장 양조간장, 아직도 대충 눈대중으로 넣고 계신가요
마트 간장 코너에 서면 숨이 턱 막힐 때가 있습니다.
종류는 왜 이렇게 많고 이름은 또 왜 이리 복잡한지 모르겠습니다.
대체 뭘 골라야 할지 몰라 결국 늘 쓰던 익숙한 병 하나를 집어 들고 오곤 합니다.
우리가 요리할 때 가장 자주 마주치는 간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국간장입니다.
색이 옅고 소금처럼 짠맛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국물 요리에 넣었을 때 국물 색을 흐리지 않으면서 깊은 간을 맞춰줍니다.
두 번째는 양조간장입니다.
대두나 밀에 미생물을 넣어 장기간 발효시킨 장입니다.
향이 풍부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나서 열을 가하지 않는 무침이나 소스에 잘 어울립니다.
세 번째는 진간장입니다.
우리 전통 진간장과는 조금 다르게 보통 마트에서 파는 혼합간장을 말합니다.
열에 강해서 조림이나 찜, 볶음처럼 오랫동안 열을 가하는 요리에 주로 쓰입니다.
여기까지는 사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몇 초 만에 나오는 뻔한 정보입니다.
이걸 머리로는 알아도 막상 가스불 앞에 서면 매번 헷갈리는 게 진짜 문제입니다.
분명히 국에는 국간장을 넣으라고 했는데 집에 진간장밖에 없어서 난감했던 적이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급한 대로 진간장을 국에 넣었다가 국물 색이 까맣게 변해 당황했던 기억도 납니다.
반대로 나물을 무칠 때 진간장을 들이부었다가 니맛도 내맛도 아닌 미묘한 음식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이런 실수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요리 자체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매번 요리책을 찾아가며 정석대로만 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니까요.
직접 이리저리 부딪히며 살림을 해본 사람들은 결국 자신만의 요령을 터득하게 됩니다.
정석을 아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건 내 주방의 현실에 맞추는 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완벽하게 정해진 규칙은 없습니다.
종류가 조금 틀려도 소금이나 설탕으로 부족한 맛을 채우면 그만입니다.
실패하면서 손끝의 감각을 익혀가는 것이 진짜 내 요리가 되는 길입니다.
오늘도 가족을 위해, 혹은 나 자신을 위해 주방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든 분들이 계실 겁니다.
레시피대로 딱딱 맞추지 못했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간장 종류 좀 헷갈리면 어떻습니까, 정성이 들어간 밥상은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훌륭합니다.
조금 서툴고 투박하더라도 주방에서 보내는 그 정성스러운 시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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